오전부터 10시간쯤 듣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본래 막귀인데다가...후각 다음으로 마비가 빨리 되는 감각이 청각인지라 달랑 하
루 들은걸로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것 같네요. 번인의 영향도 조금은 있을 것 같고... 한달쯤 쓰고 다시 한번 올려 보도록 하
죠..^-^;

이어폰 솜은...씌우지 않은 상태로 주로 들었구요.(딸려온 솜이 워낙 두꺼워서...)집에 있던 얇은 솜을 사용해본 결과 씌운 편이
고음은 줄고, 좀 더 저음의 양이 늘고, 부드러워지는 일반적인 변화를 보이구요. 기본적인 음색에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우선 공간감에서는 다른 이어폰과 좀 다르네요.
쪼그리고 앉을만한 작은 독방 하나 정도의 공간감이 생기는데요.(비유가 왜 이모양인지..;;)
mx400이 자연스러운 음에 쭉 뻗어나가는 넓은 홀을, 888이 두상을 감싸는 작은 공간을 형성하는데 그 중간쯤 되는 것 같네요. 그런
데 공간감이 상당히 부각되있기는 하지만...mx400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원음에 가깝다고 느끼게 되는)거나 888처럼 섬세하고 치
밀하게 공간감을 형성하지는 못하는 것 같구요. 인위적으로 형성된 음장효과 같은 성격이 강해서 장시간 들을때는 그다지 좋은 느
낌을 받지는 못하겠습니다. 지겨워진다고 할까요?

해상도는 무난한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파나소닉이나 아이리버 번들에 비해서는 훨씬 좋구요.
비슷한 가격대의 도끼2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를 하기는 힘들지만 기억력을 더듬어 보면 해상도 면에서는 조금 낫지 않
나 싶네요. mx400에는 조금 못미치는듯..400특유의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음색에 비해 102의 음색이 상당히 날카로워서 좀 나은가
싶었는데 착각이었던듯;;;싶네요. mx400생긴거답지않게 상당히 섬세했군요;; 그리고... 888은...힘들겠습니다.^-^;
ps. 솜 씌운 mx400과 비슷한 정도...라고 할까요.

고음부가 날카롭다고 했는데, 주관이죠. 저음위주에 부드러운 고음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정말 날카롭게 들립니다. 고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e700에 비교하자면(e700은 제대로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700의 고음은 많은 사람들이 주로 표현하는데로
칼칼합니다. 이 칼칼함이 고음위주의 음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도 처음 듣는 순간 '소리가 맛깔스럽다.'는 생각이 들게 했
었죠. 그에 비해 102의 고음은 상당히 자극적으로 들리는군요. 계속 듣다보니 조금 적응은 되지만, 부담스럽네요. 양도 상당히 많
은 것 같구요. 취향에 따라 다른 부분이니까...이런 고음 좋아하시는분도 꽤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음량/무게/착용감에 대해서
음량// 분명 같은 음량에서 mx400보다 조금 크던데요. 1/20에서 한단계 정도. 400보다 작다고 하시는분이 있던데;;신기하네요.
이어폰이 귀에 제대로 끼워지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닐런지; 저는 주로 꽉 끼워넣어서 착용하는 편은 아니구요. 살짝 걸치는걸 좋아
하죠. 888은 생겨먹은게 특이하고 꽤 무거워서 그게 안되는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음.
무게// 가벼운 편입니다. 400보다 가볍다는 분...이해가 안갑니다..유닛이 월등히 무거운데요.ㅇ_ㅇ?? 아앗;; 그렇게 무거운건 아
니구요. 400에 비해 무겁다는 거지요. 달리 불편하진 않습니다. 참고로 제껀 mx400rc입니다.
착용감// 착용감에 대해서도 제작하신 분들이 어느정도 고려하신 듯 싶습니다. 귀에 잘 걸치도록(?) 생겼는데, 제 귀가 워낙 특이
하게 생겨먹어서 움직이면 좀 흘려내리는군요.ㅠ.ㅠ 고무캡의 올록볼록 튀어나온 부분은...뭘까요? 아직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음색이랄까;; 이건 너무 주관적이라...안쓸려다가 한번 주절거려 봅니다. 음의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보컬이나 악기가 내는 소리들이 섬세하게 표현되지 못하고 기계음처럼 뭔가 생략된듯한, 2%부족한(?) 소리로 들리네요.
거기에 독특하게 고음과 저음이 둘 다 강조되있는듯 한데 전체적으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이 좀 있구요.

횡설수설 쓰다 보니 안좋은 소리 쓴 부분이 꽤 많아졌네요. 하지만 가격에 비해 보면 상당히 좋은 리시버인것만은 틀림없구요. 번
들로 치부되기엔 공간감과 해상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구로 8500원에 산놈이 너무 말이 많았던거 같네요. 101베타테스트때 꼭 들어 보고 싶었는데..그때 신청 못했던 한풀고!!! 갑니
다..ㅋ 후속작이 나온다면...더 발전된 모델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