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우연히 알게된 필드테스터 모집에 솔깃한 이유는
다들 그러하겠지만 가상으로 채널을 분리해주는 기술을
이어폰에 접목하였다니 과연 어떤 소리를 들려줄 것인지
몹시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테스트에 사용한 기기는 파나소닉 SL-CT 710이며
비교 리시버는 약 10개월가량 사용중인 리맥스의 e700이다.
가격을 놓고 보면 비교대상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필자가 주력으로 사용중인 모델이기도 하면서
음분리도에 관한한 최고로 평가받는 제품과
가상 4채널로 채널분리를 표방한 이어폰인만큼 나름의 비교대상은
되리라 생각되기에 두 리시버를 비교하면서 작성하기로 하겠다..

음악은 평소 듣고 다니던 곡들을 그대로 사용했다.

최신가요모음약간..
JPOP모음
POP모음 등 Pop성향의 곡들..
Paul Van Dyk (테크노)
Camel (Art Rock)
Thrash, Gothic Metal 그룹등 되도록 다양한 장르를 사용함..


1. 외형

일단 베타이어폰인만큼 디자인은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유닛자체는 외형상 소니의 838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다소 커보인다. 유닛 구경은 14.8mm로 e700보단 작지만
솜을 끼우고 착용했을땐 귀 전체에 걸쳐 압박감이 느껴져
e700보다 오히려 더 큰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것이 불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귀에 알맞게 쏙 들어가긴하나 뭉특한 유닛디자인상 좀 큰 것같은
느낌을 받을 뿐이다.
코드는 대체로 거친 편으로 축 늘어진 고무줄같아
가방에서 꺼내면 이리저리 묶여있어 풀어야하기 때문에 좀 불편하다..
참, 작은 캐링주머니를 하나 제공해주는데 이건 맘에 든다.
사실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e700의 케이스와 cm7의 케이스는
실제로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특히 cm7의 케이스를 처음 접했을때 필자는 웃음밖에 안나왔다.
과연 이걸 정말 쓸 수 있기나 한 것일까...
차라리 그냥 mc-phone처럼 이런 주머니가 훨씬 실용적이다.


2. 음질

유닛에는 오돌도돌하게 돌기가 튀어나와있어 귀에 꽂으면
귀에 자극을 줄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착용해보면 그런 느낌은 없다.
솜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소 듣던 CD를 재생해보았을때
조금 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워낙 e700의 선명하고 깔끔한
소리에 적응한 탓일것이다. 다소 놀란 부분은 고음부분의
보컬재생능력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타음역대에서 강한 소리를 내더라도 보컬부분은 명확하게
들리며 가까이에서 연주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일면 e700과도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외 저음의 타격감은 괜찮지만 매우 빈약하며
중음대는 저가 이어폰들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다.

솜착용후..
제공된 검정 솜을 착용하자 전반적으로 약간 어두운 음색을 띄었지만
확실히 저음부가 살아나는걸 느낄 수 있었다.
현재 12,000원 정도의 저가로 책정된듯한데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로 상당한 타격감을 내주는 저음을 가졌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부분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중음대는 솜을 착용해도 별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고음은 좀 더 강해진 저음과 대비해서 묻혀버린다던지 솜으로 인하여
재생능력이 떨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것은 저음과 대비했을때일뿐 전반적으로 솜으로 인하여
소리가 다소 뭉개진다. 지금보다 조금 더 선명한 소리를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가상채널재생과 관련하여
지금 3~4일가량 사용중인데 광고와는 달리 4채널로 들려준다는게 어떤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혹시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말한다면 스테레오는 2채널이다.
쉽게 생각해서 두 개의 스피커에서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기에
두 스피커의 가운데에서 음악을 감상하면 입체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모두 같은 소리가 나오는 모노는 당연히 1채널이다.)
여기에 후방 2채널이 더해지면 4채널이 된다.
즉, 4개의 스피커에서 모두 다른 소리가 나와 마치 현장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도록 구성된 시스템이다.
참고로 전방에 센터(써라운드)스피커가 추가되어 5채널(영화감상시 배우의 음성을 담당),
저음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독립된 채널로 보지않기에 0.1채널로 부르는 우퍼가 합쳐지면
5.1시스템이 되어 홈씨어터용으로 쓰인다.
이렇게 구성되면 뒤에서 자동차가 내게 다가오면 실제로 뒤에서
다가오는듯한 착각이 들게 된다..
soriro에서 개발했다는 mc-phone이 4채널이 된다면 바로 이런 소리를
느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어폰의 주용도는 음악감상용이므로 그에 대응해본다면
각 채널별로의 분리는 음분리도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e700이 음분리도가 매우 뛰어나므로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mc-phone이 e700의 음분리도와 비교할 때
어느정도의 성능을 내주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될것이라고 필자 맘대로 생각해봤다.
집에서 혼자 조용히 감상할 때 음의 분리도보단 각 음역대가 거리감을 가지고 들리는것에
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보컬위주의 곡들을 재생할 땐 확실히 보컬과
배경사운드가 명확히 분리되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e700과 같은 하이엔드급 이어폰의 음분리도와 비교했을때는
단연코 e700이 앞선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각 음의 거리감에서 오는 입체감, 선명함 등은 가격대에 비했을때
괜찮은 수준이지만 e700에는 미치지 못한다.
(사실 이 정도의 음색 및 음질의 이어폰을 e700과 비교한다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

그러나 음악은 집에서만 듣는것이 아니니..
그 때 잠깐 감상한걸 가지고 사용기를 끄적일 수는 없는 노릇..
e700은 잠시 넣어두고 출퇴근하면서 아웃도어에서 어떻게 들리는지
역시 평소 듣던 씨디를 가지고 테스트하였다.
대부분 아웃도어에서만 감상하는 필자의 음감특성상 외부에서의 성능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해 필자는 아웃도어에서의 mc-phone의 성능에 대해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e700은 외부에서 감상하게 되면 음악도 마치 탁 트인 콘서트장에서
감상하는 듯한 넓은 스테이징이 느껴지며 음분리도 역시 명확히 짚어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게 들린다.
하지만 mc-phone은 실내에서의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좁고 답답함만이 가득하다.
마치 그냥 귀에서만 맴도는 그런 느낌이다.
실내에서는 꽤나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던 까닭에 외부에서도
어느정도 성능발휘를 하지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뜻밖에 실망스런 소리를 내주었다..
좋은 이어폰은 외부의 트인 공간에서 더욱 그 위력을 발휘하는 법이다.
그러나 mc-phone은 외부에서 매우 외소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를 그림과 비교하자면 e700은 색상별 경계부분이 칼같이 나뉘어져있는 선명한
원색을 사용한 포스터그림이 떠오른다면 mc-phone은 다소 탁한 색상이 섞여있고
색상별 경계가 마치 수채화처럼 살짝 번져있는 느낌이다.


3. 총평 및 마무리

새로운 리시버에 대해 베타테스트를 할만큼 나름의 노력과 자신감이 엿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현재 책정된 가격대를 생각해볼 때 충분히 동급리시버들과 비교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는 하지만 정작 가상 4채널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별달리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보컬부분이 다른 음역대와 분리되어 정수리에서
들리는 듯 하여 이 부분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정말 4채널로 들린단말인가...하고 일부러 집중해서 듣게 될 때에서야 분리되어
들리는 정도이다. 스피커를 선택할때도 어설프게 5.1채널을 구현한 스피커를 구입하느니
같은 돈으로 일반 하이파이 스피커 두 대를 스테레오로 듣는게 더 낫다.
같은 맥락에서 비록 비교대상으로 보기엔 너무 고급기종인 e700과의 비교이긴 했으나
4채널을 구현했다면 나름의 특징은 있어야 하지만 e700이 4채널에 더 가까운 소리를 낸다.
4채널을 구현한 이어폰으로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명확히 분리되어
거리감이 느껴지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솜착용시 탁해지는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한다.
현재보다 조금만 더 선명한 사운드를 낼 수만 있다면 4채널의 위력도 어느정도 살아날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아직 더 개선의 여지가 있고 또 이를 얼마든지 수용할 의사가 있기에
이런 베타테스트를 한다고 생각하여 장점 보다는 주로 단점을 지적하는 방향으로 사용기를
작성하였다. 물론 필드테스트에 선정된 다른 모든 테스터들의 의견이 다 다르겠지만
적절히 수용하여 정식 출시모델에는 보다 나은 뛰어난 제품으로 재탄생시켜줄 것이라 믿는다.